
봄만 되면 괜히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죠? 저도 작년 4월에 국내랑 해외 둘 다 다녀왔는데요, 생각보다 장단점이 확실해서 깜짝 놀랐어요. 예산, 준비 기간, 실제 만족도까지 솔직하게 비교해드릴게요.
작년 봄, 저는 두 번 떠났어요
작년 3월 말, 친구와 "이번엔 어디 갈까?" 하다가 결국 경주 2박 3일로 결정했어요. 그런데 5월 초에 갑자기 대만 특가 항공권이 떠서, 또 타이베이 3박 4일을 다녀왔죠. 같은 봄인데 느낌이 완전 달랐어요.
처음엔 "그냥 둘 다 좋겠지~" 했는데, 막상 다녀오니까 예산 차이, 준비 시간, 체력 소모, 사진 퀄리티까지 생각보다 차이가 컸더라고요. 지금부터 하나씩 비교해볼게요.
1. 예산 비교 — 솔직히 국내가 더 비쌀 수도 있어요
국내 여행 (경주 2박 3일)
- 교통비: KTX 왕복 7만 원 (서울↔경주)
 - 숙소: 평일 게스트하우스 1박 4.5만 원 → 2박 9만 원
 - 식비: 하루 3~4만 원 × 3일 = 약 10만 원
 - 입장료/기타: 불국사, 석굴암 등 약 3만 원
 - 총합: 약 29만 원
 
해외 여행 (타이베이 3박 4일)
- 항공권: 제주항공 특가 왕복 18만 원
 - 숙소: 시먼딩 근처 호텔 1박 6만 원 → 3박 18만 원
 - 식비: 야시장 위주로 하루 2만 원 × 4일 = 8만 원
 - 교통/입장료: 이지카드 충전 + 지우펀 기차 등 약 5만 원
 - 총합: 약 49만 원
 
제 경우엔 국내가 20만 원 정도 저렴했어요. 근데 만약 경주가 아니라 제주도였으면? 렌터카에 숙소비 올라가서 해외랑 비슷하거나 더 비쌀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.
팁: 국내 여행은 주말/성수기 숙소비가 평일의 2배까지 뛰어요. 해외는 항공권만 특가로 잡으면 의외로 저렴할 때가 많아요.
2. 준비 기간 & 난이도 — 급하게 떠나고 싶다면 국내가 답
국내 여행
- 가방 싸는 시간: 30분
 - 준비물: 신분증, 카드, 간단한 옷가지
 - 예약: 숙소만 전날 예약해도 OK
 
경주 가기 이틀 전에 계획 세웠는데, KTX 표 끊고 숙소만 예약하면 끝이더라고요. 짐도 백팩 하나면 충분했어요.
해외 여행
- 가방 싸는 시간: 2~3시간
 - 준비물: 여권, 환전(TWD), 어댑터, 로밍/유심, 해외 카드
 - 예약: 항공권, 숙소, 입국 서류(코로나 시기엔 더 복잡했음)
 
타이베이는 특가 항공권 뜨고 2주 뒤 출발이었는데, 여권 확인하고 환전하고 유심 주문하고… 생각보다 신경 쓸 게 많았어요. 특히 어댑터 깜빡해서 현지 편의점에서 급하게 샀던 기억이…ㅠㅠ
실패 사례: 저처럼 여권 유효기간 6개월 미만이면 출국 못 할 뻔해요. 미리 확인 필수!
3. 날씨 & 경치 — 벚꽃 vs 이국적 풍경
국내 봄여행 (3월 말~4월 초)
- 벚꽃: 경주 대릉원, 보문호 일대 → 진짜 환상적이에요
 - 날씨: 아침저녁 쌀쌀, 낮엔 따뜻 (일교차 10도 이상)
 - 사진: 한복 대여해서 찍으면 인생샷 가능
 
경주 벚꽃은 정말 미쳤어요. 근데 문제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진 찍기 힘들었다는 거…? 평일인데도 관광객 바글바글했어요.
해외 봄여행 (5월 초, 타이베이)
- 날씨: 평균 25~28도, 습도 높음 → 반팔 필수
 - 경치: 지우펀 옛 거리, 예류 지질공원 → 완전 다른 느낌
 - 사진: 이국적인 거리, 아시아 특유의 색감
 
타이베이는 벚꽃 시즌은 아니었지만, 야자수랑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너무 예뻤어요. 근데 습도가 장난 아니라서 하루 종일 돌아다니면 체력 소모가 생각보다 심했어요.
4. 음식 — 입맛 따라 호불호 갈림
국내 여행
- 경주 쌈밥, 황남빵, 교동 짬뽕
 - 먹을 곳의 성지 '황리단길'
 - 입맛에 안 맞을 확률: 거의 0%
 - 비용: 한 끼 평균 1~1.5만 원
 

역시 한식이 제일 편하긴 해요. 근데 관광지 식당은 가격 대비 양이 좀 아쉬웠어요. "이 정도 가격이면 울 동내에서 더 맛있는 거 먹는데…" 싶은 적도 있었고요.
해외 여행
- 타이베이 샤오룽바오, 망고빙수, 야시장 꼬치
 - 입맛에 안 맞을 확률: 30~40% (개인차 큼)
 - 비용: 한 끼 평균 5천~8천 원
 
야시장 음식은 대부분 맛있었는데, 가끔 "이건 뭐지…?" 싶은 것도 있었어요. 특히 취두부(臭豆腐)는 저한테 충격이었어요. 냄새가… 진짜…ㅋㅋ 근데 망고빙수는 인생 맛이었고, 샤오룽바오는 한국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고 맛있었어요.
5. 언어 & 소통 — 편함 vs 설렘의 차이
국내 여행
- 언어 장벽: 0%
 - 길 찾기: 네이버 지도면 OK
 - 문제 발생 시: 바로 해결 가능
 
경주에서 숙소 위치 헷갈렸을 때 전화 한 통이면 해결됐어요. 편의점 가서 물어보기도 편하고, 급하게 약국 찾을 때도 스트레스 없었죠.
해외 여행
- 언어 장벽: 50% (영어 통하는 곳도 있지만 중국어 위주)
 - 길 찾기: 구글 맵 + 파파고 조합
 - 문제 발생 시: 제스처 + 번역기 총동원
 
타이베이에서 택시 기사님께 주소 보여드렸는데 못 알아들으셔서 당황했던 적 있어요. 근데 그게 또 재미더라고요? "아, 내가 진짜 외국에 있구나" 싶은 느낌. 불편하지만 설레는 경험이었어요.
6. 체력 소모 & 휴식 — 누가 더 피곤할까?
국내 여행
- 이동 시간: KTX 2시간 30분 → 금방 도착
 - 일정 강도: 느긋하게 조절 가능
 - 체력 소모: ★★☆☆☆
 
경주는 대중교통이 불편해서 차 렌트하거나 택시 타야 했는데, 그래도 하루에 2~3곳 천천히 돌아다니고 숙소에서 쉬는 시간이 충분했어요.
해외 여행
- 이동 시간: 인천↔타오위안 2시간 40분 + 공항 대기 2시간 = 총 5시간
 - 일정 강도: 짧은 기간에 많이 보려고 강행군
 - 체력 소모: ★★★★☆
 
타이베이는 3박 4일인데 하루 종일 걸어 다녔어요. 지하철 타고 이동하고, 야시장 돌고, 산 올라가고… 마지막 날은 진짜 다리가 후들거렸어요. 근데 그만큼 알찼죠.
7. 실패 사례 & 후회 포인트
국내 여행 실패담
- 주말 피크타임 예약 실패: 토요일 숙소비가 평일의 2배… 미리 예약할걸
 - 렌터카 없어서 불편: 경주는 대중교통이 불편해요. 친구가 운전하면 훨씬 편할 듯
 - 관광지 식당 가성비: 기대 이하인 곳도 많았어요
 
해외 여행 실패담
- 환전 덜 해가서 ATM 수수료 폭탄: 현지 ATM 한 번 뽑는데 5천 원 날렸어요
 - 지우펀 가는 날 비 옴: 일기예보 확인 안 했다가 사진이 다 흐릿…
 - 숙소 위치 애매: 시먼딩이 번화가라 좋았지만, 밤에 시끄러워서 잠 설쳤어요
 
결론: 이런 분께 추천해요
국내 봄여행 추천 대상
✅ 짧은 휴가(1~2일)로 다녀오고 싶은 직장인
✅ 벚꽃 보고 싶은데 복잡한 준비 싫은 분
✅ 편한 게 최고! 언어 걱정 없이 쉬고 싶은 분
✅ 부모님 모시고 가기 좋은 여행지
해외 봄여행 추천 대상
✅ 최소 3박 이상 시간 여유 있는 분
✅ 이국적인 풍경, 새로운 경험 원하는 분
✅ 환전, 언어 장벽 감수 가능한 분
✅ 사진 맛집 찾는 20~30대
저는 두 여행 다 만족했어요. 경주는 "편안한 힐링"이었고, 타이베이는 "짧지만 강렬한 모험"이었달까요? 예산이 비슷하다면, 시간 여유와 체력, 그리고 "뭘 더 원하는지"에 따라 선택하면 될 것 같아요.
여러분은 이번 봄, 어디로 떠날 건가요?