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김장철만 되면 냉장고를 열어보며 고민하죠. "올해는 김치 담글까, 사 먹을까?" 저희 집은 매년 이 고민을 반복하다가, 작년부터는 아예 김치를 주문해서 먹고 있어요. 그게 바로 안동 학가산 김치인데요. 솔직히 처음엔 "인터넷으로 김치를 산다고?" 싶었거든요. 그런데 지금은… 냉장고에 이 김치가 없으면 불안할 정도가 됐어요.
처음엔 반신반의했던 학가산 김치
작년 11월쯤이었나? 네이버 쇼핑에서 김치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발견했어요. 리뷰가 좋길래 "한 번 먹어나 볼까?" 하는 마음에 소포장으로 주문했죠. 근데 막상 주문하고 나니까 걱정이 되더라고요.
"온라인 김치는 짜지 않을까?"
"배송 중에 물러지면 어떡하지?"
"우리 입맛엔 안 맞으면 돈 날리는 거 아냐?"
이런 생각들 때문에 배송 오는 일주일 내내 조마조마했어요. 그래서 첫 주문은 5kg만 했답니다.
첫맛에 반했지만, 완벽하진 않았어요
박스를 뜯고 김치를 꺼내는 순간부터 달랐어요. 냄새가 먼저 확 올라왔는데, 자극적이지 않고 은은한 감칠맛이 나더라고요. 숟가락으로 한 조각 떠서 밥에 올려 먹었는데…
"엄마, 이거 진짜 맛있어!"
애들 반응이 이랬어요. 저희 집은 모두 매운 거 잘 못 먹는 '맵찔이 가족'이거든요. 시판 김치는 대부분 매워서 애들이 입도 안 대는데, 이건 달랐어요. 첫맛은 시원하고, 뒤끝은 깔끔했어요. 고춧가루가 자극적이지 않고 배추 단맛이 살아 있어서 "아, 이게 진짜 김치 맛이구나" 싶더라고요.
근데 솔직히 말하면, 처음 받았을 때는 좀 싱거웠어요. 저는 원래 김치를 좀 짜게 먹는 편인데, 이건 짠맛이 강하지 않아서 "어? 이게 맞나?" 했거든요. 그래서 이틀 정도는 간장을 살짝 뿌려 먹었어요. 근데 3~4일 지나니까 숙성되면서 맛이 확 달라지더라고요. 그때부터 간장 없이도 딱 맞는 맛이 됐어요.
유튜버 먹방 이후 품절 대란
재밌는 사실 하나. 제가 처음 주문하고 한 달쯤 뒤에 유튜브 '이상한 과자가게' 채널에서 이 김치를 소개했어요. 그 영상 이후로 주문이 폭주해서 한동안 품절이었대요. 저도 두 번째 주문할 때 2주 넘게 기다렸거든요.
그때가 진짜 고생이었어요. 냉장고에 김치가 떨어지는데 배송은 안 오고… 할 수 없이 마트에서 다른 김치를 사왔는데, 애들이 "이건 왜 이래?" 하면서 안 먹더라고요. 그래서 그 2주 동안은 반찬 투정이 장난 아니었답니다.
배송 지연이 아쉬운 점이긴 한데,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뜻이니까요. 지금은 미리미리 여유 있게 주문하는 편이에요.


왜 이 김치가 다를까? 절임의 비밀
학가산 김치가 다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봤어요. 일단 절임 과정이 오래된 것 같아요. 배추가 숨이 적당히 죽어 있어서 아삭함은 살아 있는데 질기지 않거든요. 양념도 속까지 골고루 배어 있고요.
전라도식이라고 해서 처음엔 "엄청 매울 거 아냐?" 걱정했는데, 오히려 단맛과 감칠맛이 강했어요. 고춧가루 비율이 적당해서 그런지, 먹고 나서 속이 쓰리지 않더라고요.
냉장 보관해도 2주 정도는 아삭함이 유지돼요. 국물도 버리지 말고 찌개 끓일 때 넣으면 깊은 맛이 나요. 저는 김치찌개보다 김치국 끓일 때 이 국물을 자주 써요.
가격은 좀 부담돼요
하나 아쉬운 게 있다면 가격이에요. 마트 김치보다는 확실히 비싸거든요. 10kg에 3만 원대 후반에서 4만 원대인데, 마트 PB 상품에 비하면 1.5배 정도 비싸요.
처음엔 "김치에 이 돈을 쓴다고?" 싶었는데, 먹어보니까 이해가 되더라고요. 재료도 국내산이고, 손맛이 느껴지는 맛이니까요. 그래도 매번 부담 없이 사기엔 좀 비싼 건 사실이에요.
그래서 요즘은 대용량으로 주문해서 여러 번 나눠 먹어요. 한 번에 10kg씩 주문하면 kg당 단가가 좀 낮아지거든요. 김장철엔 20kg까지도 주문할 수 있어서, 미리 넉넉하게 사두는 편이에요.
우리 집 김치 루틴이 바뀌었어요
요즘 저희 집 냉장고엔 항상 학가산 김치가 있어요. 김치통이 반 정도 비면 바로 재주문하거든요. 애들이 "김치 떨어졌어?" 하고 물어보는 게 일상이 됐을 정도예요.
한 번은 배송이 늦어져서 다른 김치를 임시로 사왔어요. 유명한 대기업 김치였는데… 애들이 한입 먹고는 "엄마, 이거 물김치야?" 하더라고요. 저도 먹어보니까 밍밍하고 양념맛이 안 나더라고요. 그때 깨달았어요. 입맛은 한 번 길들여지면 돌아가기 힘들다는 걸요.
가족마다 반응이 조금씩 달라요
근데 솔직히 모든 사람이 이 김치를 좋아하는 건 아니에요. 저희 집은 맵찔이 가족이라 딱 맞는데, 제 친정 엄마는 "좀 심심하다"고 하시더라고요. 엄마는 원래 김치를 짜고 맵게 드시는 분이거든요.
그래서 이 김치는 매운 거 잘 못 먹는 분들, 아이가 있는 집, 자극적이지 않은 김치를 찾는 분들한테 잘 맞을 것 같아요. 반대로 김치는 무조건 맵고 짜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겐 좀 싱거울 수 있어요.
제 남편은 처음엔 "괜찮네" 정도였는데, 한 달쯤 먹다 보니까 "이제 다른 김치는 못 먹겠다"고 하더라고요. 입맛이 바뀌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리는 것 같아요.
주문할 때 이것만 알아두세요
1년 넘게 먹으면서 터득한 팁 몇 가지 알려드릴게요.
배송 여유 두고 주문하기
특히 김장철(10~12월)엔 주문 폭주로 2~3주 기다릴 수 있어요. 김치가 떨어지기 전에 미리 주문하세요.
처음엔 소포장으로
입맛에 안 맞으면 낭패니까, 처음엔 3kg이나 5kg 소포장으로 먼저 맛보세요.
숙성 기간 고려하기
도착 직후보다 3~4일 지나면 맛이 더 깊어져요. 급하게 먹지 말고 조금 기다리세요.
국물 버리지 말기
김치국물로 찌개나 국 끓이면 깊은 맛이 나요. 김치볶음밥 할 때도 국물 조금 넣으면 맛있어요.
이젠 김장 안 해요
작년까지만 해도 "김장은 해야지" 했는데, 올해는 아예 포기했어요. 학가산 김치를 먹어보니까 굳이 김장을 할 이유가 없더라고요. 시간도 절약되고, 맛도 안정적이고, 김치냉장고 자리도 안 차지하고요.
물론 엄마표 김치의 손맛은 따라갈 수 없겠지만, 저희처럼 요리에 자신 없거나 시간이 부족한 가정이라면 충분히 만족하실 거예요.
냉장고 속 김치통이 비어가고 있나요? 올해는 김장 대신 믿을 수 있는 김치 한 번 주문해보는 건 어떨까요? 여러분 집 냉장고엔 지금 어떤 김치가 있나요? 댓글로 알려주세요~